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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변비에 대한 오해

  • 구광모항외과의원
  • 2005-04-22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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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는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 꼴로 겪는 일반화된 질환이다. 이 때문에 변비와 관련한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잘못된 치료법으로 오히려 변비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위장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는 이 같은 만성변비에 대한 오해를 점검해 보는 논문이 발표됐다.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내과 슈테판 밀러-레스너 교수 등이 집필한 이 논문은 지금까지의 임상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잘못된 변비 상식들을 지적하고 있다.

■ 변비 치료를 위해서는 무조건 운동량을 늘려라? 운동 부족만으로 변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운동은 젊은 층에서 발생한 가벼운 변비에는 도움이 되지만 심한 만성 변비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운동량이 줄어든 노인들에게 변비가 많이 생기는 이유는 단순히 운동 부족 한가지만이 아니라 식습관, 개인의 성격, 다른 약물의 복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운동량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이 안 되는 심한 만성 변비의 경우에는 약물 등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 식이섬유 및 수분으로 만성변비를 치료한다? 식이섬유는 건강한 사람의 대변 양과 빈도를 늘리고 변을 연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모든 변비 환자들이 식이섬유 부족으로 변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변비 환자들의 경우는 식이섬유의 섭취 부족이 변비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심한 만성 변비 환자는 식이섬유의 과다 섭취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수분 섭취는 대변의 굳기와 양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변비 환자들의 수분 섭취량이 정상인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수분 섭취 부족이 변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수분 섭취를 증가시켜야겠지만 수분 섭취 양을 늘리더라도 변비가 호전되지 않는 경우도 많은 만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 숙변이 생기면 독소가 체내에 흡수돼 몸에 해롭다? 흔히들 변이 장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면 세균이 번식하고 독소가 생겨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지만 현재까지 이런 주장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적은 없다.

정기적인 장 세척이 쌓인 변에 의한 물리적인 자극을 없애 증상을 호전시킬 수는 있어도 혈중 독소의 양을 줄게 해 도움을 준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 장기간의 변비약 복용이 내성과 대장 손상을 일으킨다? 변비약을 오래 사용하면 효과가 줄어들고 점점 용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변비약의 내성에 대한 연구가 사람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척추 손상으로 장의 운동능력이 떨어져 변비가 발생한 환자에게 오랫동안 변비약을 사용했지만 약의 효과는 감소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만성변비 환자가 변비약에 의존해 복용량을 계속 늘리는 것은 자연적으로 변비가 더 악화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변비약에 대한 내성은 어떤 변비약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심한 `서행성' 변비 환자들에게서 잘 나타나지만 오랫동안의 변비약 사용이 관련돼 있는지는 아직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

변비약의 장복은 대장을 손상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환자 대부분이 초과용량을 복용해 왔거나, 대장 손상이 대장 질환 자체 때문인지 변비약 때문인지 그 원인을 밝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안전한 변비약을 선택하고, 권장량 및 용법을 잘 지켜서 복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주대의대 소화기내과 이광재 교수는 "많은 변비환자들이 만성변비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오해로 변비를 올바르게 치료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면서 "보다 합리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변비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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